봄바람이 잠을 못 이루게 만든다

마당에 핀 목련꽃이 진한 향기를 풍기고,
하얀 앵두꽃이 어둠 속에서 반짝거리고
오늘따라 달빛은 왜이리 밝은걸까.
괜히 이 밤이 아까워서 잠을 잘 수가 없다.

봄바람이 뒷목을 간지를 때가 찾아오면 내 몸은 움찔움찔거리기 시작한다.
천지 사방에 피어난 꽃들과 따뜻한 햇살이 집에만 있기엔 너무 아깝다.
생각해보니, 학교 다닐 적엔 항상 이렇게 좋은 봄날씨엔 중간고사를 치루느라 벚꽃타령만 하다가 지났갔던 것 같다.

어제는 이 봄이 너무나 아까워서 혼자 길을 나섰다.
큰 대로를 따라 수성교도 건너고, 시장도 기웃거려보고, 학용품도 사고, 노란 후레지아도 샀다.
집에 있는 꽃병에다가 꽂아두려고 산 후레지아는 진한 향기를 뿜어내고 있어서 집 안가득 꽃 향기다.

봄이다. 봄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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